아트 작업을 하긴 좀 힘들 때라 일상글을 많이 올리게 될 것 같네요. 오늘 정말 감동적인 에피소드를 겪어서 나눠요. 저는 낮에 사무실에서 일하고,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꽤 피곤하지만, 뿌듯하기도 하고 제가 지금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결정했기에 반년이 좀 넘게 해왔는데요.
매주 금요일 저녁은 꽤 배가 고픕니다. 그래서 정말 마음씨가 따뜻하신 어머님들께서 아이들을 바래다주시면서 제게 먹을 것들을 쥐어주곤 하셔요. 그럼 더욱 더 힘이 납니다. 그런데 오늘, 예상치도 못한 선의를 경험했는데요!
이 건물에 저녁마다 청소를 하러 오는 청소부 윌리는 저와 같은 또래의 친구로, 낮에는 음식 배달업을 하고 저녁에는 청소를 합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열정은 유투브에 있어서, 항상 자신의 본업을 유투버라고 말하는 친구입니다. 참 성실하고 멋진 녀석이에요. 저희 교실 청소를 해주면서 제 부탁도 너무 다 잘 들어주고요. 윌리를 소개했으니, 제 이야기로 돌아가도록 하죠.
윌리네 회사에는 점심 시간이 지나고 주변 대기업들에 정해진 배달들을 마치고 나면, 회사에 남은 음식이 굉장히 많아서 직원들이 가져가곤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금요일마다 저를 보니까 제 생각이 났다는 거에요! 그 친구는 제가 금요일날 퇴근 하자마자 여기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을 알고있거든요. 제 생각이 나서 샐러드 하나를 더 챙겨서 냉장고에 넣어놨다고 하더군요. 아 형제여.. ㅠㅠ
그런데 오늘 일정이 좀 바빠서 집에 와서야 이 샐러드의 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일단 너무 샐러드 포장부터가 예뻐서 감동.. 한번 보세요.
치킨 토스타다 샐러드. 구운 닭고기와 치폴레 랜치 드레싱을 넣어놨습니다. 아 너무 맛있어보이지 않습니까? 치킨에 솔깃하신 분들은 솔직히 댓글에 치멘 하시길 바랍니다.
바삭바삭한 과자같은 토스타다, 양파, 방울토마토, 쿠르톤, 삶은 검정콩, 구운 옥수수가 있네요.
라임 조각이 있어서 조금 뿌려줍니다. 세균아 죽어버려라 ^^
그리고 치폴레랜치를 뿌려줍니다. 치폴레랜치 소스 맛을 아시나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약간 크리미한데 깊은, 싸우전아일랜드보다 더 중후하고 뭔가 멕시코의 풍악소리가 들려오는 그런 맛입니다. 멕시코음식 좋아하시는 분들은 바로 아실거에요!
윌리야 고맙도다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양도 굉장히 많아서 한참 동안 먹고, 배도 빵빵하군요. 굉장히 건강해진듯한 상쾌한 기분도 들고요. 불금이 이렇게 훈훈해도 되는건가요?
저도 이친구에게 잘해줘야겠습니다. 이렇게 마음 따뜻해지는 세기의 브로맨스를 겪은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진정한 형제애는 따로 생각해서 저녁을 챙겨준 후 냉장고에 구비해 놓는 것이다..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잘 보관된 샐러드를 건네받을 때 마음은 어찌 그리 따뜻해지는지요.
혹시 야근에 쩔어서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시다면, 오늘 치킨 한마리 배달시켜주시는건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