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나서는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다시 들어와 이 계절에 어울리는 시가 있을까 뒤적여 한 수 적어 봅니다. 오늘 퇴근길엔 창밖이 보이는 술집에서 은행을 안주로 따뜻하게 데운 정종 한 잔 해야겠습니다.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평안하시길... ^^
<눈꽃>
높은 음조音調로 날아오르려던 가지 하나 털썩 주저앉아 언 땅 쪼던 시린 멧새 가슴 깊이 퍽- 박히더니 붉은 혓바닥, 울음 찢겨 갈가리 서편 하늘로 스민다
또 한 번 허한 가슴 쪼며, 따- 악 울더니 즉, 꽃인 가지 하나 백조처럼 목을 꺾는다
창백한 겨울의 꽃밭 향기는 매섭다 (어느 해 겨울 진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