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현실이라해도
봄은 오고,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지요. Tomorrow is another day.
<사랑일기>
눈물 고이기 전 옹그려
꼼쳐둔 담배 한 개피 꺼내 서너 모금 삼키고서 궁둥이를 슬리퍼 신은 뒤꿈치에 대고 주저앉아 남은 꽁초 엄지와 검지로 들어 살뜰이 흠향하지 이때, 초점 잃은 시선은 먼 산에 주고 더러는 호주머니 속 성냥갑이나 아무 코앞에 뒹구는 돌멩이를 만지작거리기도 하지 서너 번 괜한 기침을 토하는데 때마침 달님이 숨어버려 소쩍새 보챈다거나 그저 안골 누렁이라도 안달이면, 벌써 눈가는 젖어 들지 하지만 착한 달님 아주 가지 못하고 비껴 내려앉으니 그 빛 스민 똥꽃 하나 보듬으며, 아 - 참 대놓고 눈물이 흘러 그러다가 소쩍새는 누렁이더러 누렁이는 달님보고 내님 달님은 훌쩍이는 내게 되레 넋두리도 잊은 채 부질없이 어우러져
왼갖 것이 젬병인 내게 재주라곤 이렇듯 눈물을 떨구는 하나
(영등의 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