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연애에 대한 고찰

@happysunny · 2018-10-14 20:39 · kr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연애시대'에 이런 대사가 있다.

일정한 슬픔 없이 어린시절을 추억할 수 있을까. 지금은 잃어버린 꿈, 미래에 대한 희망 언제부터 장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지 않게 된걸까.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고 1년 뒤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기대가 없을 때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뎌낼 뿐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고, 미래를 꿈꾸며 가슴 설레게 하는 것. 연애란 어른들의 장래희망 같은 것. -연애시대

연애라는 것은 어쩌면 다 큰 어른들에게 유일하게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세상에 내가 너무나도 특별한 사람이 되는 그 기분. 이 세상에 그 사람이 너무나도 특별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그 마법.

나도 과거 언젠가 무인도에 그 사람과 나 둘만 있었으면... 하고 바랬던 적이 있었다. 외부 어느 요인도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그런 공간으로 가버리고 싶었다. 현실이고 뭐고 다 잊어버리고 둘만의 우주에 빠져버리고 싶은 기분.

하루 10번 20번도 더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고 내 마음을 확인해주고. 그래도 모자라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연애가 참 힘들어졌다.

생각해보면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제대로 된 연애라는 것을 못한 것 같다.

그 사람의 마음이나 몸이 좋으면, 그 사람의 배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 사람의 배경이 좋으면, 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몇달 안가는 연애들이 반복되었고 그것들이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한 연애였는지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짧고 얕은 연애들이 하나하나 쌓여갈 수록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에 대한 나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고 있었고, 이제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은 기회조차 주고 싶지 않아졌다.

어차피 헤어져야 할 사람에게 나의 마음을 쏟기가 너무 아까우니까.

그 기준들을 낮추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냥 궁금할 뿐이다.

이 외로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100프로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나와 가치관도 맞고, 또 내가 맞춰가고 싶은 의지가 생기는 그런 사람들 만나게 될지.

사실- 나 또한 너무나도 외로워서 아무나 만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 유혹에 빠지게 될 때가 아니,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기에. 한번의 데이트, 한번의 섹스가 단기적으로는 설렘을 줄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나를 좀 먹을 거라는걸 이제는 잘 아니까.

외로움. 그 친구는 내가 죽을때까지 나와 함께 할 것이다.

그래도 혼자이면서 외로운게, 둘이면서 외로운 것보다 참을 만 한걸 아니까. 누군가와 함께면서도 외로운건 외로움 이상의 감정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지금의 이 외로움도 잘 견딜 수 있다.

다음의 연애는 좀 제대로 된 연애이길 바란다. 상처받더라도. 내가 정말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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