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X HISTORY] 영화 속 뒷이야기 - 봉오동 전투

@keydon · 2019-09-19 04:27 · bu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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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의 수는 셀 수가 없어. 왠지 알아?
어제 농사짓던 인물이 내일 독립군이 될 수 있다 이 말이야.


나라 뺏긴 설움이!! 우릴 북받치게 만들어서
괭이 던지고 소총 잡게 만들었다 이 말이야!!

영화 봉오동 전투는 대한민국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역사적인 전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일본과의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여 반일 감정이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현시점에서 참으로 시의적절하게 개봉된 영화라 볼 수 있죠.

하지만 주관적인 평가입니다만.... 영화 "봉오동 전투"는 많은 돈이 들어간 스케일부터 남달랐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촌스러운 연출과 허술한 각본에 의한 작위적인 캐릭터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든 영화였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런닝타임 내내 마치 8~90년대 선동영화나 계몽영화를 보는듯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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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시대와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매우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바로 역사를 재조명하고 쉽게 잊혀질 법한 일들을 많은 시간이 지나간 시점에서도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끄집어내게 만들어준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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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 "봉오동 전투" 마지막 장면에 나와서 다음 행선지는 청산리라고 외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독립군 "홍범도 장군"의 뒷이야기를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산짐승을 사냥하며 먹고 사는 포수였던 홍범도 장군은 일제가 조선의 군대를 강제 해산시키고 전국에 총기 회수령을 발포하여 생계를 위협받자 "이 총으로 짐승이 아닌 왜놈들을 사냥하겠다!!"며 비슷한 처지의 포수 동료들과 함께 의병 활동을 시작합니다.

신기에 가까운 뛰어난 사격술을 통해 홍범도 장군은 여러 전투에서 성과를 올리며 지명도가 올라갔고 이후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었으며 4개월 뒤 청산리 전투에서는 김좌진 장군과 함께 역사에 남을 큰 승리를 거두는 데 일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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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약이 바짝 오른 일본군은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만주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무차별 학살하며 독립군들을 압박합니다. 고증에 따르면 학살 과정에서 총에 맞아 죽은 것이 오히려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정도이니 일본군의 보복이 얼마나 잔인무도했는지 과히 상상이 안 갈 정도입니다.

일본군에게 학살당하는 양민들의 피해가 늘어가자 독립군은 더 이상 만주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고 결국은 러시아땅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반공주의자였던 김좌진 장군은 독립군과 함께하지 않고 만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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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러시아땅에서 세력을 하나로 합치고 전열을 가다듬으려 했던 우리 독립군의 꿈은 러시아 내부 공산 세력 간의 세력 싸움에 휘말려 자유시 참변이라는 비극으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3,500여 명의 독립군 중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인원이 사망하고 나머지는 소련군에 강제로 편입되는 등 순식간에 와해되고 말죠.

부인도 일본군에 잡혀 감옥에서 고문받다 죽고 아들도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하여 돌아갈 곳이 없던 홍범도 장군도 저 멀리 타국땅에서 발이 묶여 소련 시민으로 사는 삶을 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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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의 진출이 부담스러웠던 스탈린은 연해주의 조선인들을 전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실어 저 멀리 중앙아시아 지금의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시킵니다. 그 후손들이 현재 까레이스키라고 불리는 바로 고려인들입니다.

홍범도 장군도 나이 일흔에 당시 죽음의 행로라고 일컬어지던 무려 6,500Km의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카자흐스탄에 도착하였고 극장에서 문지기 등을 하며 여생을 보내시다가 돌아가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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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의 후손은 현재 외손녀가 남아있으며 최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으로 초청된 자리에서.... "세월이 갈수록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잊어 가는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의 문화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교재와 책을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끝으로 카자흐스탄의 한 묘지에 묻혀 계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아직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봉환되지 못하고 있는데 부디 원만하게 협의가 잘 이뤄져 눈 감을 때까지도 고향에 가시고 싶어 하셨다는 유언대로 하루빨리 고국으로 모실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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