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기억

@kmlee · 2019-10-15 23:37 · kr-diary

33.jpg 같은 길을 오랜 시간동안 걸었다. 많은 것을 보았다. 많은 기억을 남겼다.무엇 하나 이루지 못 하고 반복해서 걸었을 뿐인 길이지만, 그래도 나는 그 길이 좋았다. 그런 길을 걷는 것도 마지막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그 길 위를 걸으며 그 길 위에 남긴 기억 중 가장 소중한 기억들만 끊임 없이 곱씹었다. 그 기억들은 너무나도 정교하게 기록되어, 나는 걸음걸음마다 거기에 새겨진 기억들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특별하진 않았다. 매일매일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매일매일과 같았다. 어차피 그 길 위의 기억들은, 정확히는 그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기억이란 내 것이지 않는가.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아야했다. 이제서야 눈물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6dscsGRjp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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