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은 경고한다. 협업을 못하면 미래에서 낙오한다고. 하지만 타고나기를 협업에 최적화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혼자인 것이 편한 아이들도 있다. 모든 아이를 협업에 최적화시키는 교육이 최선일까.
얼마 전 뉴스를 보고, 이젠 북극곰에게도 '협업 능력'이 필요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단독 생활을 하는 북극곰이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무리를 지어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는 뉴스였다.
인간의 가공할 능력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협업이 필요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홀로 조용히 일하는 걸 즐기고 남에게 이런저런 의사를 전달하는 것보다 내가 다 처리하고 마는 게 편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단독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북극곰의 심정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하는 법, 의사 소통하는 능력은 교육의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것이 각자가 가진 고유한 성향까지 내버려야 미래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지경까지 이른다면, 북극곰에게 무리 지어 사냥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만큼이나 씁쓸한 일은 아닐까.
미래 역량, 협업의 중요성에 대한 칼럼을 써서 내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부터도 당장, 모든 일을 협업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을 맡으라고 하면 한숨이 나올 거 같다. 어쩌면 조금 배가 고파도 고독을 포기하지 않을 북극곰도 분명히 있을 테지. 그런 북극곰도 살만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 미래를 대비해 역량을 갖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