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스팀은 처음 올려본다. 들어와보니 글을 작성하기도 쉽고 편하다. 그동안 왜 쓰지 않았나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집안에 칩거한지가 괘 오래되었다. 무작정 차를 타고 나갔다. 길가에 차가 다니지 않았다. 서울시내에 이렇게 차가 없는 것도 드문일이다. 그래서 가는 김에 양평까지 가보기로 했다. 무슨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평상시는 가보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용문산을 네비게이션에 찍고 갔다. 평상시는 염두도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워낙 늦게 출발해서 용문산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 때다. 그냥 밖에 나와 답답한 마음을 풀었다고 생각하고 시장기를 달래러 음식점에 들어갔다. 용문산 입구에는 꽤 많은 음식점이 있었다. 수십년전에 용문산을 가보고 이번이 처음이다. 오랜시간이 흘러 예전모습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마침 길가에 마당곤드레집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꽤 큰식당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유명하다고 한다.
내부는 한옥이다. 넓은 홀에 사람은 우리 일행밖에 없다. 곤드레밥 정식을 시켰다. 무지하게 많이 나온다.
반찬이 모두 토속적이다. 맛을 보니 짜지도 않고 맵지도 않다. 그리 강하지 않은 맛이라 재료의 향기가 남아 있었다. 최근들어 이런 음식점은 처음인 듯 했다.
무엇보다 곤드레밥이 최고였다.
반찬중에서 으뜸은 된장국이었다. 재래식 된장국이 짜지 않으면서도 맛이 좋았다. 이런 맛은 두번째다. 예전 계룡시에 근무할 때 자주가던 한정식 집의 된장맛과 닮았다. 된장국 하니 부평의 할머니 된장국집이 생각난다. 된장국 맛으로는 대한민국에 그집을 따라갈 수 있는 집은 없었다. 너무 오래 되어 아마 그 할머니는 돌아가셨을 것이다. 재래식 된장만 고집했고 직접 담그셨던 할머니였다.
맛은 기억을 소환한다. 용문산에서 20여년전의 할머니 목소리를 떠올릴 줄 몰랐다. 혼자서 옛날 생각을 했다. 그 할머니의 기억을 같이 공유할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음식은 기억을 공유할 사람과 같이 해야 한다. 그때는 일로 만난사람들과 식사를 했다. 그때는 죽고 못사는 것 처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사람을 사귀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사람을 사귀는 것은 안하느니 못하다.
사람 많이 안다고 자랑하지 말고 오래만난 사람을 자랑할 일이다.
맛집정보
양평 용문사 마당곤드레밥
코로나19를 피해서 용문산 마당곤드레밥 먹으로 가다.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