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시가 주는 것들

@rosie2 · 2018-05-25 13:02 · busy

안녕하세요, 책 읽는 @rosie2입니다.

최근 바쁜 일상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우연히 스팀!잇에서 책 읽는 법에 대한 포스팅을 봤어요. 책 읽는 습관을 잘 들이려면, 그만큼 시간 활용도 중요하지만 장소에 맞는 책 선정이 중요하다는 글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 통학 시간이 도합 3시간이 넘고, 학교를 가지 않는 날에는 하루 종일 알바를 해요. 지하철에서 굳이 방향을 체크하지 않고 몸이 가는대로 움직이면 목적지에 알아서 도착해있는 지경에 이르렀죠. ~~(지옥철 인생..)~~

어떻게 하면 북적이고 계속 이동해야하는 지하철에서 독서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예전에 사두었던 시집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뿐더러 시집은 가벼우니까요.

꺼내든 시집은 바로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 인생편」이고, 오늘은 그 중 감명 깊게 읽었던 시 몇 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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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ː 기형도

개인적으로 기형도의 빈 집은 사랑을 잃은 아픔보다, 오히려 절절한 사랑 고백으로 느껴지는 시인데요. 짝사랑을 해봤던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고, 떠올리고, 망설이는 지를! 저는 여기서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보물 세 가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보물 세 가지가 있지. 헤아릴 수 없는 사랑 검소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것

ː 노자

여러분은 사랑을 하고 계시나요?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한다는 걸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어요. 혈육이 아닌 완전히 타인을요. 그건 연인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검소,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 것. 제가 항상 지키려는 것들인데, 어찌 보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죠. 돈이란 있으면 쓰고 싶고, 지식은 뽐내고 싶으니까요.

능력, 재능, 재주 절벽 가까이로 나를 부르시기에 다가갔습니다. 절벽 끝으로 가까이 오라고 하셔서 더 다가갔습니다. 절벽에 겨우 발붙여 선 나를 절벽 아래로 밀어 버리셨습니다. 그 절벽 아래로 나는 떨어졌습니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ː 로버트 슐리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막연하게 생각하면 많은데,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 시를 읽고 나서 뭔가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그렇게 많으면서 정작 무언가를 ‘해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정말로 그렇다고 생각해요. 막상 시작하고, 도전하고, 떨어지기 전에는 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걸요.


스팀잇에 글을 쓰기 전에 표시해두었던 시들을 다시 읽어보는데, 그 전과 같은 감동을 주는 것들도 있는 반면 아예 새롭게 느껴지는 시들도, 왜 표시했지 궁금해지는 시들도 있었어요.

시라는 건 독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것 같아요.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아예 다른 기분을 주기도 하고, 그 짧은 문장이 준 감명 때문에 하루 종일 내내 생각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저는 시를 좋아합니다. 시가 주는 것들이 참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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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좋아하는 시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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