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 일본어과 @rosie2입니다.
감사하게도 가입인사 글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의외로 일본어 공부를 하려고 생각 중인 스티미언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런 이유에서 제 첫 글은 “쉽고 강렬한 일본어”가 되었습니다. ٩( ᐛ )و
오늘은 첫 일본어 포스팅인 만큼, 일본어 표현보다는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제가 일본에 직접 가본 것은 10년도 고등학교 수학여행, 16년도 여행으로 두 차례입니다. 실제로 현지에 가본 적은 몇 번 되지 않지만, 방문할 때 마다 빠짐없이 매번 했던 생각이 있답니다. 그것은 바로 …
迷惑をかけない 메이와쿠오 카케나이
일본의 ‘迷惑をかけない(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정신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일본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엄격하게 교육한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얘기지만, 공공장소에서 말을 듣지 않고 아주 시끄럽게 우는 아이의 뺨을 때리는 부모를 본 적도 있다고 하네요. 좀 극단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그 정도로 남에게 민폐 끼치는 행동을 꺼린다는 거죠.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빚을 지고 싶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밥을 먹을 때도 연인 사이가 아니라면 割り勘(와리깡; 더치페이)이 기본이랍니다. 그래서 그를 위한 식당의 더치페이 시스템도 잘 마련되어있구요. 우리나라에서는 정(情)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본인들에 대해서 ‘개인주의적이다’ 라고 흔히 느낍니다. 이처럼 어떻게 보면 차갑게 느껴지는 행동들에는 모두 迷惑をかけない의 의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すみません 스미마셍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일본어 중에 하나일 것 같은데요. 이 말과 관련해서는 8년이 넘도록 잊히지 않는 일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수학여행을 갔을 때 어느 신사(한국으로 치자면 일종의 절)를 방문했었는데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인파를 헤치고 가느라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걸어가고 있었는데 바로 앞에서 마주오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내딛으려다 경로가 겹치는 것을 알고는 바로 저에게 ‘すみません(미안합니다)’라고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사실 앞을 안 보고 진로를 방해한 것은 저였고,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당시엔 얼떨떨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지나갔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동방예의지국’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 ‘예의’에 관해서는 잘 배우고 자랐지만 그 순간에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더군요. 이처럼 일본인들은 すみません(스미마셍)이라고 말하는 것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미안하다’의 의미만으로 쓰는 것도 아니랍니다.
すみません은 미안하다 라는 뜻이다?
예, 맞습니다. 잘 배우셨군요.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도 쓰입니다.
1. 감사의 표시 A : これ、お土産です。이거 기념품이에요. B : あら、すみません。어머 감사합니다.
2. 말을 걸 때 A : あのすみません、トイレはどこですか。저기요, 화장실은 어딘가요. B : あちらです。저쪽이요.
외에도 すみません을 사용하는 상황이 많지만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저기요’의 대표적인 의미만 아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迷惑をかけない와 여러 상황에서 쓰이는 すみません에 엮인 일본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물론 모든 일본 사람들이 예의가 바르고 친절하고 개인주의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만났던 일본사람들은 친절하기도, 불친절하기도, 수줍기도, 활발하도 했으니까요.
다만 지금에서까지 일본어를 배우고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 문화를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베가게 일본인 점원분께서 손수 적어주신 길 찾는 법 ✧⁺⸜(●′▾‵●)⸝⁺✧
다음엔 쉽고 강렬한 일본어 표현을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스미마셍 :)
Q. 여러분에게 일본의 이미지는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