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ecat의 초딩일기.
<행복한 스팀잇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신 @momoggo님
프로필에 보니 새싹을 위한 큐레이터라고 써있다. 싹이 잘 나도록 물을 잘 주는 느낌이다.
스팀잇 시작하고 벌써 한달 넘게 시간이 지났는데,
시작하자마자 뭐하지? 뭐하지? 뭘 써야되는겨? 이러면서 글도 읽으러 다니고
저자보상 100프로 드립니다. 하면 .... 뭐? 보팅하면 뭐 준다는데? 이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보팅을 하고 댓글을 달고 하던 무렵 그의 프로젝트는 보팅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기 보다는 약간 글짓기 대회에서 주제 던저주면 넙쭉받아서 주저리 주저리 쓰는 느낌있었다.
쓸 때 마다 한번도 빼놓지 않고 와서 읽어보고 댓글 적고 보팅하고 해주셔서 참 고마웠다.
모모꼬님 말고도 뭐 지금 글을 쓰면서도 뭘 알려 주던 사람들 살갑게 인사해 주던 사람들 뭐 고마운 사람이야 엄청 많지만서도 뭐라고 고맙다고 할 계기가 없었다. 뭔 껀덕지가 있어야지 .... 이래저래 그동안 참 고맙웠습니다. 하는데 ㅋㅋㅋ 그런데 저번주에 모모꼬님이 프로필 사진 만들기 대회를 연다는 글을 봤으니 이건 껀덕지가 생긴거다.
'오~ 저거 나도 할 수 있을까? 그림은 못그리는데 .. 뭔가 해드리고 싶긴한데 능력이 안되네. 쩝...'
이러고 시간이 흘러흘러 엇그젠가?
참여한 사람이 한명 밖에 없다는 소리에 조금 충격을 먹었다.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들은 참여를 안하신거고 뭔가 맘속으로 나처럼 고마워 하던 사람들은 그림을 못그리는 거다. 그렇다. 그렇다면 꼴지를 하더라도 참여를 해야겠다. 촘 촉.팔.뤼.긴. 하지만 뭐 어때 선물은 어떤 거든 받으면 기분 좋은거니까. ㅋㅋㅋㅋ
공책을 펼치고 머리를 굴려 봤다.
어짜피 그림이야 잘 그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난 그림은 꽝!!!! 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때문에 그림쪽으론 아예 애초에 시작부터 시작하자마자 포기했고, 글자를 가지고 뭐 어떻게 잘 사바사바 만들어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쉽지가 않았다.
momoggo 라는 단어에 o 가 너무 많다. 심지어 g도 소문자로 쓰면 o 와 매우 가깝기 때문에 동그라미 천지였던 것이다. 원래 내가 많이 써먹던 o 잘 두개를 잘 배열해서 눈으로 만드는 것도 너무 많은 눈들이 탄생할 것이므로 쓸 수 가 없었다. 젝일 어쩌지..... 난관에 봉착했다.
그래도 끄적 끄적 배열을 계속 해 봤다. 필기체로도 써보고 뚱뚱하게도 써보고 단어를 반 잘라서 위아래로 반반 써보고.... 그래도 딱히 좋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뭔가 반복되는 스펠들이 나오면 만들어 쓰기 쉬운 법인데 이번 단어는 스면 쓸 수록 어려워 져 갔다.
고민의 흔적들이 점점 많아져만 갔다.
잠깐 쉬는 타임에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베란다로 나가서 하늘을 한번 본후에 맨손 체조를 좀 하고 다시 들어왔다. (뭐든 하다가 안풀리면 이짓을 자주 하곤한다. ㅋㅋㅋ)다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찰라에 전화가 왔다.
며칠전에 작업 요청이 들어온 노래가 있었는데 내 가사로 녹음이 진행 될 것 같다는 아주 간만에 듣는 좋은 소식이었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 brigde부분의 가사가 너무 남자가 여자한테 매달리는 것 같다고 좀 쿨하게 바꿨으면 한다는 수정 요청이었다.
2번째 후렴구가 지나고 멜로디 자체가 고조되어서 하이라이트를 그리고 있는 지라 좀 절절하게 썼는데 그게 별로 였는 가보다. 뭐 별로 라면 고쳐야지 내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momoggo 쓰기는 잠시 미뤄두고 노래를 다시 틀고 가사 작업을 했다. 눈누난나 룰루 랄라 요래요래 조래조래 쓰고나니. 요청대로 뭔가 좀 너무 매달리지는 않으면서 그래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듯한 뉘앙스가 남아있게 가사가 써졌다. 기분좋게 가사를 보내고 다시 그림 작업 시작....
아이디어 스케치를 쭉 보니까. m자를 여자 둘이 서있는 것으로 써놓은 것과 앞바퀴가 대따 큰 원시 자전거를 그려 놓은 것이 맘에 들었다. 저걸 두개를 잘 이어서 그려서 보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자를 대고 글씨를 써버리면 뭔가 인위적인 냄새가 확나서 별로라고 생각하는 지라 초심초심 하면서 바로 그렸다.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동그라미를.. 동그라미를 동그라미를.....
와 미치는 줄 알았다. 동그라미가 동그랗지가 않은 거다.
어찌어찌 요래요래 조래조래 해서 첫번째 난관은 무사히 통과. 그런데 머리가 나쁘면 수족이 고생한다고 그랬는데. 내 수족이 불쌍했다. 볼펜으로 진하게 그려 놓고 지우개로 지우려니까. 번지는 거다. 멍청하게 볼펜 똥을 생각을 못하다니 ㅠㅠ 그렇다고 연필로 밑그림 그려놓은 걸 안지울 수도 없고.... 젠장.... 욕이 목까지 밀려 올라왔지만 참고 번져도 느낌이 있도록 한쪽으로 지웠다.
시도는 가상하였으나 결과는.......
느낌은 무슨.......... 그냥 번졌다. ㅠㅠ
좀 속이 상하긴 했지만 완성 하고 보니 그래 나빠 보이진 않았다. 난 내가 한것에 참 관대한 것 같다. 남에게 관대하고 나에게 엄격해야 발전하는 법인데 ...... 라는 생각을 0.1초정도 했지만 너도 늙어봐라 난 이제 발전이고 뭐고 더 클 때도없고 클 수도없고 그렇다. 라는 생각이 바로 밀려 들어와서 앞에 생각을 덮어 씌워 지워 버렸다. 으흐흐흐..
여튼 완성작 ~~~!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프라미스팀의 약속도 지키고
모모꼬님한테 고마움 표시하기도 해내고
참 보람찬 하루였다.
대강 이런 대사 후에는 잠을 자야하는데 지금은 오후 다섯시 사십오분인 관계로 또 무언갈 하러 가야겠다. 간만에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여하간 이래 저래 좋았던 거였었었다.
아참 .... 그림(글씨?)작업을 하는 동안에 @ab7b13님께서 블로그에 소개해주신 Keith Jarrett 키스 제럿의 피아노 곡들을 들었다. 노래도 좋고 안하던 그림도 그리고 좋아했던 글씨쓰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아주 기분좋고 만족스런 시간이었다.
그럼 이만.~
간다고 하고 태그를 마지막으로 쓰다가 kr-hello를 써도 될까 안될까에 대해서 한 삼분정도 고민을 했다. 이 일기가 모모꼬님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일기를 보시면 조금이라도 고맙다는 마음이 전해 질수 있으므로 과감하게 쓰기로했다. 제이미님이 와서 태그 똑바로 쓰라고 뭐라고 하시면 '네 죄송합니다.' 하고 도망가야지.......
이번엔 진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