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의 이야기] #감성 : 삶과 시간

@lovelyyeon.sct · 2019-10-23 13:49 · sct

# 삶

저는 조니뎁 팬입니다. 얼마 전, 수상한 교수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담배도 안피는데 갑작스레 폐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미국 대학교수가, 남은 한 학기 수업과 일상을 조금은 괴팍한듯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서술한 내용이였습니다.

제가 기존에 좋아했던 조니뎁류의 영화느낌은 아니여서 좀 아쉬웠지만, 한가지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나서야, 비로소 자유로워진 듯한 교수의 삶의 행동양식이였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끝이 정해지자 마음이 편해진 것인지..

할말이 있다며 동성애를 고백한 딸의 고민도, 나역시 할말이 있다며 총장과 바람을 핀 아내의 외도에도, 아유~ 난 또 엄청 큰일인줄 알았네. 괜찮아~ 근데 왜하필 그자식이랑 바람이야?! 라며 엉뚱하게 화를 내는 장면은 묘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자기취향의 학생들만 남게해서 한학기 수업을 하다 마지막 강의에서 주는 메세지에서도, 총장 및 지인과의 모임에서 아내에게도 비밀로 해오던 자신의 죽음을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장면, 그리고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포옹에서는 울컥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통상적인 외부시선을 기준으로 타협하지 않고, 짧은 인생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높이는 삶을 살아가라며 학생들에게 전하는 절절한 말은, 마치 그옛날 죽은시인의 사회에서 카르페디엠을 외치던 캡틴과, 전혀 다른 캐릭터의 교수임에도, 오버랩되는 느낌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문득, 밥을 먹으려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의사에게 진단을 받지 않았을 뿐, 실은 그냥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에 미치자 조금 두려워졌습니다.

제대로 살고 있는걸까? 어쩜 영화처럼 억울해도 거부할 수 없는 분기점이 있어야만, 각성한듯 흘러가는 남은 시간을 의미있게 잡고싶어 몸부림치게 되는건 아닐까?

시간.jpg 출처: pixabay


시간

만인에게 공평하면서, 전혀 공평하지 않은 것이 또 시간입니다. 자유로운 미래 시간을 얻기 위해 현재의 안자유로운 시간을 소비하며 스스로의 행복을 이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현재와 미래의 조율을 맞춰가야 하는 것인지 참 고민이 됩니다.

뭐.. 어찌보면 큰 재미도 없으면서 뻔한 철학을 괴상하게 전한 영화라 할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시간과 자원에 대한 화두를 다시한번 끄적이게 하였습니다. 스팀계의 삶도 그 중 하나겠네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가치와 관념의 배분이 어쩌면 본인의 포트폴리오와 활동의 성격에서도 드러나는..

왠지 오늘은 하락하는 스팀가격보다, 열심히 살고는 있는 듯도 한데 동시에 허전한 듯도 한 이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할지 바라볼 것 같습니다. (역시 해결은 이삐 핸드백이나, 스몬카드 만랩을 질러야하는 건가.. ^^;;)

어느새 10월도 끝나가는 가을의 어느날, 괜시리 센치한 듯 부족한 글을 쓰고 있었네요. 그래도 뭐 만고불변의 어차피 시한부인 삶에 자유로운 흔적하나 더 남겼다 생각해 봅니다. 모두들 편안한 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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