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아입니다.
2020년 하고도 열흘이나 지났네요. 작년 밤을 새며 준비했던 공모전에 모두 떨어져 낙담했으나,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날 힘이 생겨 돌아왔습니다 =) 모두들 바라던 일만 다 이뤄지시는 2020년 되길 바랍니다.

**어쩌면, 포기가 아니라** **여유 갖는 법을 깨달은 걸지도** *2020, 작년에 비해 새롭게 떠오른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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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포기가 아니라** **여유 갖는 법을 깨달은 걸지도** *2020, 작년에 비해 새롭게 떠오른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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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예쁘다!**
실패에 낙담한 주인공이 탁 트인 풍경을 보기 위해 바다로 달려가는 풍경, 참 흔하디 흔한 장면이다. 나는 영화에서 그 장면을 볼 때면 어쩜 약속이라도 한 듯 그렇게 바다를 보고 싶어 하는지 이해가 안 갔던 사람이었다. 탁 트인 풍경은 꼭 바다가 아니더라도 되지 않나? 하지만 그건 학교를 갈 때도 집에 갈 때도 바다를 봤던 제주 소녀의 실없는 말이었고 상경한 뒤 5년이 지난 지금 바다의 가치를 알게 됐다. 바다는 단순히 빌딩 숲을 벗어나 탁 트인 물의 풍경을 보기 위해서만이 아닌, 평소에 보지 못했던 감성을 자극하는 원초적 공간이었다. 2020년 1월 1일,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모두가 초를 세며 새해를 기다렸을 때 나는 제발 새해가 오지 않기를 빌었다. 이유는 신춘문예였다. 1월 1일 새벽 3시쯤 각종 신문사에 동화 신춘문예가 발표될 예정이었고, 나는 학점을 버리고 썼던 총 40매의 단편 7편이 탈락하리라는 이유 없는 확신에 시달렸다. 심지어 그 확신은 맞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과거의 내가 새해를 맞는 나를 위해 기차표를 예매해 뒀다는 거였다. 사실 부산에 가서도 끙끙 앓을 줄 알았건만 공간의 힘은 생각보다도 실로 대단했다. 옅은 분홍빛 아래로 잔잔하게 출렁이는 파도를 보자마자 세상, 뭐 그리 조급하게 산단 말인가 - 라는 속마음이 들려왔으니.
 ✴ 그렇게 4박 5일간 통장도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 것들을 모조리 다 먹고, 부산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바다란 바다는 싹 돌아다녔다. 매캐한 서울의 조그만 나의 방에서 작은 이어폰으로 '파도 asmr'을 쳤던 때와 다르게 실제 돌에 부딪히며 나는 철썩거리는 소리에 세상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해외여행만 동경하던 내게 걷는 족족 펼쳐지는 포근한 한국은 내게 다시 힘을 내게 만들었다. 작년 말, 작품을 쓰면서도 혹시나 이 일곱 개의 동화 중 어느 하나도 당선되지 않으면 꿈을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제는 어떠한 시기랄까, 그런 조급함을 놓고자 한다. 포기도 용기고, 때를 알고 뒤를 도는 것도 모두 용기 있는 일이지만 아직 나는 꿈을 가진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으니 조금만 멀리 봐야겠다. 당장 1년 내에 성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는 이곳에 재능이 없다고, 얼른 내려놓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게 효율적인 선택이겠다고 생각했으나 그런 바쁜 마음마저 덮어 두려 한다.
 ✴ 등단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여러 지인들에게 알려지자 몇몇 이들이 등단은 어떻게 되었냐 물었다. 처음에는 7개나 탈락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슬퍼 심장이 자주 쿵쿵 내려앉았지만 며칠의 밤을 지낸 뒤 더 여유롭게 답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그 여유는 연기가 아니었으므로 새롭게 떠오른 마음가짐에 만족하게 되었다. 당장 1-2년에 뚜렷한 성취를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뒷걸음질만 치지 않도록. 이런 내 답변에 누군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 내세울 결과물도 없으면서 너무 여유만 부리는 건 아닌가? 하고. 예전처럼 급박하게 달리지 않으니 어쩌면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생각을 조금 비틀어, '포기하는 법' 보다는 '여유를 더 갖는 법'. 그러니까, 짧으면 짧다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후자로 바라보는 방법을 익혔다고 얘기하고 싶다. 노력이 뒤따른 느긋한 태도를 지니는 법을 깨달았으니 말이다.
✴ 2020년의 가장 큰 목표는, **조급함을 잊는 것**. **노력이 뒤따른 느긋한 마음가짐을 챙기는 것**.
>sagoda Q. 저는 고대했던 대회에서 잦은 실패를 겪은 덕에 여유를 지니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한해를 지내며 무엇 하나 깨달을 수 있다는 건, 그렇게 자신의 가치관이 한둘씩 쌓아올라간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스티미언 여러분은 2019년을 지내며 깨달았던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혹은, 2020년의 목표가 있으신지요! ---
실패에 낙담한 주인공이 탁 트인 풍경을 보기 위해 바다로 달려가는 풍경, 참 흔하디 흔한 장면이다. 나는 영화에서 그 장면을 볼 때면 어쩜 약속이라도 한 듯 그렇게 바다를 보고 싶어 하는지 이해가 안 갔던 사람이었다. 탁 트인 풍경은 꼭 바다가 아니더라도 되지 않나? 하지만 그건 학교를 갈 때도 집에 갈 때도 바다를 봤던 제주 소녀의 실없는 말이었고 상경한 뒤 5년이 지난 지금 바다의 가치를 알게 됐다. 바다는 단순히 빌딩 숲을 벗어나 탁 트인 물의 풍경을 보기 위해서만이 아닌, 평소에 보지 못했던 감성을 자극하는 원초적 공간이었다. 2020년 1월 1일,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모두가 초를 세며 새해를 기다렸을 때 나는 제발 새해가 오지 않기를 빌었다. 이유는 신춘문예였다. 1월 1일 새벽 3시쯤 각종 신문사에 동화 신춘문예가 발표될 예정이었고, 나는 학점을 버리고 썼던 총 40매의 단편 7편이 탈락하리라는 이유 없는 확신에 시달렸다. 심지어 그 확신은 맞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과거의 내가 새해를 맞는 나를 위해 기차표를 예매해 뒀다는 거였다. 사실 부산에 가서도 끙끙 앓을 줄 알았건만 공간의 힘은 생각보다도 실로 대단했다. 옅은 분홍빛 아래로 잔잔하게 출렁이는 파도를 보자마자 세상, 뭐 그리 조급하게 산단 말인가 - 라는 속마음이 들려왔으니.
 ✴ 그렇게 4박 5일간 통장도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 것들을 모조리 다 먹고, 부산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바다란 바다는 싹 돌아다녔다. 매캐한 서울의 조그만 나의 방에서 작은 이어폰으로 '파도 asmr'을 쳤던 때와 다르게 실제 돌에 부딪히며 나는 철썩거리는 소리에 세상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해외여행만 동경하던 내게 걷는 족족 펼쳐지는 포근한 한국은 내게 다시 힘을 내게 만들었다. 작년 말, 작품을 쓰면서도 혹시나 이 일곱 개의 동화 중 어느 하나도 당선되지 않으면 꿈을 포기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제는 어떠한 시기랄까, 그런 조급함을 놓고자 한다. 포기도 용기고, 때를 알고 뒤를 도는 것도 모두 용기 있는 일이지만 아직 나는 꿈을 가진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으니 조금만 멀리 봐야겠다. 당장 1년 내에 성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는 이곳에 재능이 없다고, 얼른 내려놓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나는 게 효율적인 선택이겠다고 생각했으나 그런 바쁜 마음마저 덮어 두려 한다.
 ✴ 등단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여러 지인들에게 알려지자 몇몇 이들이 등단은 어떻게 되었냐 물었다. 처음에는 7개나 탈락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슬퍼 심장이 자주 쿵쿵 내려앉았지만 며칠의 밤을 지낸 뒤 더 여유롭게 답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그 여유는 연기가 아니었으므로 새롭게 떠오른 마음가짐에 만족하게 되었다. 당장 1-2년에 뚜렷한 성취를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뒷걸음질만 치지 않도록. 이런 내 답변에 누군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 내세울 결과물도 없으면서 너무 여유만 부리는 건 아닌가? 하고. 예전처럼 급박하게 달리지 않으니 어쩌면 포기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생각을 조금 비틀어, '포기하는 법' 보다는 '여유를 더 갖는 법'. 그러니까, 짧으면 짧다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후자로 바라보는 방법을 익혔다고 얘기하고 싶다. 노력이 뒤따른 느긋한 태도를 지니는 법을 깨달았으니 말이다.
✴ 2020년의 가장 큰 목표는, **조급함을 잊는 것**. **노력이 뒤따른 느긋한 마음가짐을 챙기는 것**.
>sagoda Q. 저는 고대했던 대회에서 잦은 실패를 겪은 덕에 여유를 지니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한해를 지내며 무엇 하나 깨달을 수 있다는 건, 그렇게 자신의 가치관이 한둘씩 쌓아올라간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스티미언 여러분은 2019년을 지내며 깨달았던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혹은, 2020년의 목표가 있으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