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67]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심정?

@khaiyoui · 2025-09-24 14:37 · photography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결혼을 두고 “시집을 간다”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인지 여자 사람 친구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면 늘 마음 한쪽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납니다. 남자 사람 친구들의 결혼식에서는 그저 기쁘고 축하하는 마음뿐인데, 이상하게도 여자 친구의 결혼식은 예전부터 늘 그렇더군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추억들이 한순간에 뒷편으로 물러나고, 이제는 다른 집의 사람이 되어버리는 듯한 그 거리감 때문일까요. 시대가 바뀌어 요즘은 친정 가까이에 신혼집을 차리고, 처가와 더 자주 가까이 지내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제 마음속의 그 느낌은 여전히 같았습니다.

이런 제 감정이 친구인데도 그런데, 아버지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갓난아기 때부터 아장아장 걸음을 떼던 순간, 아빠라고 처음 불러주던 그 떨림, 함께 웃고 울며 딸아이의 성장을 지켜본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테지요. 그래서일까요. 제가 다녀온 어느 결혼식에서는 어머니보다 아버지께서 더 많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마치 무언가 소중한 것을 빼앗기는 듯한, 그러나 동시에 행복을 빌어야 하는 그 복잡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제 마음도 덩달아 뭉클해졌습니다.

결혼식이라는 자리가 단순히 한 쌍의 부부가 탄생하는 날을 넘어, 부모와 자녀, 그리고 친구들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묵직한 의미를 느끼게 하는 순간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 결혼식장에는 늘 웃음과 눈물이 함께하는 이유가 다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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