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은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유명해 세계적인 연구 가치가 인정받는 곳입니다. 실제로 고성에서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대규모로 발견되어 공룡박물관과 다양한 테마 시설들이 조성되어 있지요. 아이들과 가족 단위로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교육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고성은 단지 공룡만으로 설명하기엔 아까운 매력이 있는 곳이더군요. 제가 이번에 찾은 계절은 가을, 공룡의 발자국 대신 제 눈을 사로잡은 건 드넓게 펼쳐진 코스모스 꽃밭이었습니다. 바람결에 살랑이는 꽃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 쌓였던 피로와 마음의 무거움이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분홍빛, 흰빛, 연보랏빛 코스모스가 끝없이 이어져 장관을 이루는데, 그 풍경만으로도 고성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성은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우러진 고장이라 가을빛이 더 깊게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꽃밭이 펼쳐지고, 그 뒤로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갈대와 시골의 정취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풍경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지요. 공룡이 남겨둔 흔적에서 과거의 시간을 상상해 보고, 코스모스 꽃길을 걸으며 현재의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이 두 가지가 공존한다는 게 고성의 특별한 매력이라 느껴졌습니다.
가을을 맞아 고성을 찾는다면, 공룡의 땅에서 역사를 마주하고, 꽃의 바다에서 계절의 낭만을 즐기는 두 가지 경험을 모두 챙기실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여행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을이 참 좋구나’ 하고 마음으로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